밑줄긋기
작성자 한수경
작성일 2007-01-09 (화) 17:25
ㆍ조회: 2255      
IP: 59.xxx.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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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와 잭>에서 발췌


잭에게 개별지도를 받은 학생이라면 좋아하는 시를 인용하던 그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다. 굵은 목소리로 시구의 율격에 맞춰 리듬감 있게 시를 낭송할 때면 잭의 눈은 빛났고 얼굴에는 큰 기쁨이 서렸다. 그의 기쁨에는 전염성이 있었다. -219쪽

잭은 15년 동안 그의 연구실에서 잉클링즈 모임을 열었다. ……그가 이 모음을 이어나간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험프리 카펜터는 그의 훌륭한 책 《잉클링즈》에서 잭이 모들린과 대학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핵심세력에 맞서 친구들의 모임을 형성하여 자신을 보호하려 했다고 추측한다. 나는 이 추측이 옳다고 본다. 잭은 모들린에서 초기 몇 년 동안은 고립감을, 후년에는 사방에서 공격을 당한다고 느꼈다. 그가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는 비슷한 견해를 가진 친구들과의 모임이 필요했다. ……그의 내면에는 켈트 사람 특유의 우울증과 비관적인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잉클링즈가 이것을 막아 주었다.-272쪽

소크라테스 클럽과 기타 여러 모임에서 루이스가 보여 준 무신론과 불가지론에 대한 적극적인 반격은 당시 옥스퍼드에서는 신선한 일이었다. 여러 해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꼼짝없이 수세에 몰려 있었다. ……그리스도인이 일상 대화에서 기독교 원리를 옹호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불신자들을 논리적으로 강력하게 공격하는 일은 더군다나 없었다. 사람들은 흔히 회의주의, 관용 그리고 무관심이 기독교에 대한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잭은 잠시나마 그 모든 상황을 바꿔 놓았다. 그는 소크라테스 클럽에서만이 아니라 저녁 식사 시간과 이후 교수휴게실에서도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런 처신 때문에 잭에게는 적이 많이 생겼다. -306쪽

……개인의 믿음은 사적인 문제이고 거기에 대해 글을 쓰거나 책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당시의 통념이었다. 교수휴게실에서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믿음을 공격하거나 더 나아가 회심시키려 드는 것은 무례하고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그들은 잭의 방송 강연과 소설 쓰기에 대한 관심도 못마땅해했다. 잭의 동료 교수들은 가르치는 일과 《사랑의 알레고리》 같은 학술서를 쓰는 것이 잭에게 적합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잭이 진심으로 다른 사람들을 회심시키기 원한다는 사실을 특히나 용서할 수 없었다. -307쪽

《기적》에 대한 공격이 있던 시점은 잭이 집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때이기도 했다. 피난민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무어 부인은 녹초가 되어 건강이 망가진 상태였다. 그녀는 양쪽 다리의 정맥류 때문에 걷는 것이 점점 힘들어져서 1947년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침실에서 보내야 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집주인 노릇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잭에게 크게 의존하게 되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잭을 불렀다. 그러면 잭은 하던 읽을 멈추고 2층으로 올라가 무어 부인이 시키는 일을 하고 나서 돌아와 글쓰기를 계속해야 했다. 집에는 하녀가 두 명 있었는데 서로 티격태격 싸웠고 가끔은 무어 부인과도 말다툼을 벌였다. 잭은 거듭거듭 그들을 화해시켜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책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널리 사랑받게 된 책을 쓰기 시작했다. -331쪽

1955년에 《예기치 못한 기쁨》이 출간되었다. 1948년부터 짬이 날 때마다 틈틈이 써 온 책이다. 루이스 연구자들에게는 매혹적인 책임에 분명하지만 자서전으로 볼 때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다. 무어 부인과의 관계나 글쓰기가 유년 시절에 차지했던 역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고, 비참했던 학교생활 기록이 책의 삼분의 일이나 차지한다. 그것이 왜 그렇게 과장되었을까?…… 한마디로 잭은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잭은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었고, 무엇보다 학창 시절에 겪은 강박관념과 당시의 사디즘적 성적 공상에 대한 기억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잭이 자유를 얻는 길은 글쓰기였다. ……《예기치 못한 기쁨》은 이런 목적을 위해 쓴 것이기에, 균형 잡힌 자서전은 아니었지만 나니아 이야기를 쓸 수 있게 준비해 주는 소기의 목적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350~351쪽

'유명인' 루이스가 아닌 '친구' 잭을 만나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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