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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삼총사독자와 출판사 그리고 번역자가 '삼총사'가 되자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 볼까요? 우리는 삼총사! 사람 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6년 전만 해도 홍성사와 저는 그냥 출판사와 일반 독자 사이였는데 오늘 이렇게 홍성사 덕분에 번역서 두 권을 낸 번역자로 글을 쓰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예전에 고향 선배에게 이런 인연을 이야기했더니, 그 선배가 이리 말씀하시더군요. “아따, 옛날에 HS신서라고 앙드레 모루아가 쓴 삼총사(여기서 삼총사는 프랑스 소설가 뒤마가 쓴 《三銃士》에 나오는 아토스, 포르미스, 아라미스가 아니라, ‘三總史’, 곧 영국사, 프랑스사, 미국사를 말합니다)나 읽은 독자였는디(독자였는데) 자네가 번역한 책이 그 출판사에서 나올 줄 누가 알았겄는가? 참 별난 인연이시(인연이네)!” 그 말씀을 듣고 저도 공감하여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근께 말이요(그러게 말입니다)!” 참 별난 인연입니다. 그 인연 덕분에 4년 전에 나온 《세계를 부둥켜안은 기도》에 이어 이번에도 《성경의 세계상》이라는 책을 번역하여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들을 소개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이 두 책이 성경이 말씀하는 진리를 그대로 선포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책은 각각 2차 대전이 끝날 무렵과 1차 대전이 끝난 뒤 삶이 밑바닥까지 추락해 버린 패전국 청중을 상대로 한 설교와 강연입니다. 이 두 책은 이런 청중에게 성경이 말씀하지 않은 달콤하고 알량한 위로, 시간이 가면 금세 잊어버릴 위로를 전해 주지 않고, 복음만이 줄 수 있는 위로, 세월이 가도 확실히 붙들 수 있는 위로를 전해 줍니다. 둘째는 이 책들이 지닌 깊이 때문입니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줄곧 벽난로 앞에서 소시지나 먹고 감자나 먹으며 생각만 해대는 독일 사람들의 글은 난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렇긴 해도 이들의 글에는 영국 사람들이나 미국 사람들 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깊이가 있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깊이가 있는데도 그동안 우리는 독일 기독교를 무턱대고 자유주의 기독교로 오해하여 멀리해 왔습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자유주의가 있으면 이에 맞서는 반자유주의가 있습니다. 이렇게 자유주의 진영과 거리를 두고 신학 활동을 했던 독일 그리스도인들의 글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편식에 따른 성장 불균형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어찌 보면 한국 독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는 책들을 번역하여 소개한 것입니다. 번역자는 그저 정숙한 미녀(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문장이 유려한 번역서를 가리키는 은유입니다. 일본의 번역가 요네하라 마리가 그의 수필집 《미녀냐 추녀냐》에서 쓴 은유입니다)를 만들어 내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하지만 숨어 있는 보화를 발굴해 내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 역시 번역자가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으면 숨어 있는 보화들을 더 많이 발굴하여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독자 여러분이 많은 힘을 보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한국에 한 번도 소개되지 않은 진주 같은 저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이들이 쓴 책 중에는 이 시대에도 큰 가치를 지닌 고전들이 많은데, 이런 책들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일은 독자와 출판사와 번역자가 삼총사가 되어 합동 작전을 펼쳐야 가능한 일이랍니다. 정말 홍성사와 별난 인연이 있었는지 《세계를 부둥켜안은 기도》와 《성경의 세계상》을 홍성사를 통해 소개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도 그 별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하나님만이 아시겠지요. 그러나 그 인연이 계속 이어져서 역사 속에 묻혀 버린 고전들이 부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박규태(번역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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