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작성자 유진실
작성일 2011-11-11 (금) 10:52
ㆍ조회: 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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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루이스, 피고석의 하나님을 변호하다!


_ 서평
이준협(총신대학교 목회학석사 2학년)

글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습작이나 독자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묻혀 버린 글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글들은 작가로서의 역량을 다지기 위한 디딤돌이었거나 자신의 시행착오의 산물이거나 아니면 정말 의외로 유치한 수준의 글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작가에게 주어지는 특권 아닌 특권이 있다면 바로 이런 글들조차 무대에서 조명될 수 있고, 하나의 작품으로 재창조되어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일 게다.
C. S. 루이스의 신간 《피고석의 하나님》이 그러하다. 처음 예상과 달리, 이 책은 루이스가 회심한 이후 자신의 삶의 여정을 통해 변증해 온 진리에 대한 여러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다. 다양한 시대적 상황을 토대로 하되, 공통적으로는 재판장에서 피고로 전락해 버린 하나님을 변증하고 옹호하는 48개의 에세이와 편지 글로 되어 있다. 《피고석의 하나님》이라는 제목도 48개의 에세이 중 하나의 에세이에서 차용한 것인데, 전체 내용을 잘 집약하고 조명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피고석으로 내려오신 하나님을 변호하는 루이스는 정말 탁월한 변호사다. 전관예우(?)도 없는 법정에서 ‘시대정신’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다양한 분야(철학, 자연과학, 사회학, 심지어 신학까지)의 거침없는 공세를 때로는 여유 있게, 때로는 단호하게, 그러면서도 늘 확신에 찬 명료한 표현으로 막아낸다. 그렇다고 해서 루이스의 주장이 시대 상황을 무시하거나 현실을 비껴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방대한 독서와 역사적 통찰을 통해, 정확한 본질을 제시한 다음에 현실에 적용하는 그의 논리는 매우 효과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기적을 부인하는 기독교는 더 이상 기독교(진리)가 아님을 단언하고, 성육신의 역사성을 강력히 옹호하는 루이스에게서 당시 시대 상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피고석의 하나님을 향한 직접적(신학) 공격뿐 아니라 시대 화두(상황 윤리)에 대한 피고의 견해를 물을 때에도 루이스는 여전히 성실하게 변호한다. 루이스가 등장했던 인생 무대는 1950년대의 영국이다. 무신론, 인본주의, 낙관주의가 팽배했고, 인류는 이성에 대한 무한 신뢰와 투자의 결과로 1,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의 탄생을 경험한 매우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그리고 영국은 그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었다. 루이스는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 질문들에 대해 실제적이면서도 일관된 논지로 변호하고 있다. 2부에 소개된 많은 에세이 가운데, 특별히 국가적 회개와 기독교 정당, 생체 해부, 그리고 여 사제 및 현대어 성경 등에 관한 에세이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에게도 매우 깊은 통찰력을 전해 주었다.
루이스의 주장대로, 인류에게 예수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이거나 미치광이 사기꾼이라는 두 가지 선택만을 제시했다. 처음 것을 선택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님께 영원히 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원의 관점에서 보면 작은 한 순간에 지나지 않을 이 땅의 삶에서 우리는 이 비정상적인 법정에 피고인이 된 하나님과 함께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필연적으로 변증적이다. 루이스처럼 직접적으로 변호할 수도 있고, 그분의 말씀대로 삶을 살아냄으로 변호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여 그분을 변호하는 것이다.
20세기와 21세기라는 시간적 차이, 서구 유럽과 극동 아시아라는 공간적 차이는 커 보이지만, 루이스가 살던 시대와 오늘날 내가 사는 시대는 그리 다르지 않다. 하나님은 여전히 피고석에 계시고 원고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또한 피고를 변호하려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이 재판은 이미 2000년 전에 판결이 난 재판이며,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진리는 고독해도 날로 더욱 담대해짐을 기억하자!
이번에도 변함없이 좋은 모범과 통찰을 안겨준 루이스에게 감사한 마음을 고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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