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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스의 서재를 읽고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의 서재 구경하기를 좋아한다. “어, 이 책 처음엔 이렇게 나왔군요?” “야, 이게 여기 있네요! 이거 요즘은 안 나오던데” “나도 이 책 좋아하는데!” 그러면서 서재 주인이나 구경하는 사람이나 비슷한 안목을 즐거워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는데, 서재 주인 때문에 새롭게 알게 된 책이나 작가에 관심이 가는 일도 생긴다. 그렇다면 루이스 같은 작가의 서재를 방문한다면 얼마나 풍성할까? 루이스의 <네 가지 사랑> 표지 사진에 나오는 책꽂이는 어디일까? 그 사진에서 루이스가 들고 있는 책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던데...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그런 궁금증을 알았는지 이번에 홍성사가 루이스의 서재를 대령해 놓았다. 그것도 근사하게! 그래 책은 이래 만들어야 돼!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안다. 책 표지를 만질 때의 느낌이 책을 사고 읽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걸! 여기 나온 책들이 루이스의 책꽂이에 꽂혀 있었단 말이지, 그런 생각만으로도 루이스의 서재를 방문한 느낌이다. 분명 <네 가지 사랑>의 표지에서 루이스가 들고 있는 책은 이 가운데 하나일거야, 그 상상만으로도 <루이스의 서재>는 반갑다. 찬찬히 세어 보니 <루이스의 서재>에는 한 107명의 작가와 185권 정도의 책이 나온다. 아, 루이스의 서재는 더 엄청났을 텐데... <영광의 무게>, 편집인 월터 후퍼의 후기에 나오는 그 남자 간호사, 밤새 루이스의 병구완을 하고 나서는 세상모르고 자다가 모들린 대학에 있던 루이스의 연구실에서 이사해 온 루이스의 책 이천 권 정도에 깔릴 뻔한 그 사람은 루이스의 서재를 보았을 텐데... 그 이천 권에서 뽑은 185권인가! 어떤 사람의 서재에 들어가 첫째 칸, 첫째 책부터 펼쳐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루이스의 서재>도 그렇게 읽을 필요가 없지 싶어 여기 저기 읽어 보았다. 조이 데이비드먼! 아니, 그 유명한(?) 조이가 쓴 책이 루이스의 서재에 있고, 게다가 본문이 세 개 실릴 정도로 루이스에게 영향을 주었어? 새롭다! 책 제목이 <산 위의 연기>이고, 그게 십계명에 대한 책이라면, 여호와께서 시내산에 강림한 장면을 다룬 성경 본문에서 제목이 나왔구나! 야, 이거 재미있는데! <고통의 문제>를 펼치면, 본문을 읽기도 전에 만나게 되는 맥도널드의 책도 루이스의 서재 어딘가에 있을 텐데... 맥도널드, 맥도널드라... 아, 여기! 체스터톤도 여기! “순전한 기독교”라는 제목을 루이스에게 남긴 리처드 박스터는 여기, “예기치 못한 기쁨”의 윌리엄 워즈워스는... 아, 여기! <루이스의 서재>에 다 꽂혀 있어! 그렇다면 이제는 번역하신 분이 추천한 5장과 14장을 찾아볼까? 그렇게 루이스의 서재를 한 바퀴 휘 둘러 보았다. 여기에는 루이스에게 영향을 끼친 책들만 있는 건 아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톨킨의 편지도 <루이스의 서재>에 꽂혀 있다. 그 편지에서 톨킨은 루이스의 사상이 아니라, 루이스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 놓았다. 편지에 나오는 장면을 생각해 보니, 그 때 루이스의 얼굴은 <헤아려 본 슬픔>의 표지에 나오는 그 표정이 아니라, <네 가지 사랑>의 표지에 나오는 그런 표정 아니었을까? 이렇게 <루이스의 서재>를 찾아보면서 풍성해졌다. 물론, 책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루이스의 서재를 방문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루이스의 책들은 이미 흩어졌을 테고, 편집인들에 따르면 루이스의 서재에서 나온 책들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 휘튼 대학의 매리언 W. 웨이드 센터라던데 방문할 수는 없으니, 지금은 <루이스의 서재>가 소중하지 않은가? 산오름교회 박혜영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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