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나 나올 법한 로맨틱한 연애편지를 결혼 이후에도 수시로 보내는 남편. 남편의 사랑에 늘 감동하면서 다시 태어나도 남편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남편을 선택하겠다는 아내.

인터넷 미니홈피를 통해 잘 알려진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이웃을 향한 나눔의 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된 지 2주 만에 인터넷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올라 당사자들도 놀라고 있다. 바로 가수 션과 배우 정혜영 부부다.

▲2008년 새해 첫날 가족사진을 찍은 션ㆍ정혜영 부부와 하음이 하랑이

‘오늘 더 사랑해’라고 고백하는 부부

미니홈피에 올린 아내를 향한 사랑이야기, 소소한 일상이 담긴 따뜻한 가족사진, 아기를 키우면서 알게 된 하나님의 마음과 같은 션ㆍ정혜영 부부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오늘 더 사랑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출간감사예배가 열린 5일 서울 합정동 홍성사에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이 옮겨질 것 같은 부러운 커플을 만났다.

인터넷에 이미 공개된 글이지만, 책으로 출간하는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단다. 션ㆍ정혜영 부부도 출판사도 행복한 삶을 과시한다거나 연예인들이 누리는 남들과는 다른 삶을 자랑하는 듯 보는 세간의 눈초리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담긴 글 하나하나가 많은 부부의 결혼 생활에 위로와 회복을 줄 수 있다면, 많은 가정의 나눔 실천에 작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출간을 결정했다.

▲홍성사에서 출간된 <오늘 더 사랑해>

션은 “처음 싸이에 글을 올리기 시작할 때도 어떻게 조절해야 될지 고민이 있었는데, 가정적인 일을 책으로 내자고 할 땐 더 많이 고민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보면서 위로를 받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서 허락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쉽지 않지만 가정사를 알리게 됐다”고 책을 출간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션 “당신의 삶이 궁금하도록 사세요”

션은 특별히 모든 크리스천 가정들이 하나님 안에서 따뜻한 가정을 이루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꿈꿨다. 그는 그런 마음을 ‘크리스천 가정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표현했다.

크리스천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교회와 집안에서의 삶이 다른 부모의 모습 때문에 오히려 믿음에서 멀어지기도 하고, 다른 가정의 청소년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단다.

션은 “은혜 받고 들떠 있을 때 이재철 목사님으로부터 ‘말씀’으로 채워가라는 충고를 들었다”며 “그것은 ‘복음은 입이 아니라 삶으로 전하는 것’이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크리스천다운 삶을 살 때 사람들은 그런 삶을 사는 것에 대해 궁금해 하고, 궁극적으로는 삶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션ㆍ정혜영 부부를 향해 ‘저 부부는 왜 행복하게 사나, 왜 부부싸움을 안하나’ 궁금해 하는데 션은 “그건 우리 부부에게 선한 것이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션ㆍ정혜영 부부 삶의 일부인 나눔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의 한 부분이다.

정혜영 “남편 모습에서 예수님을 봐요”

션의 이런 답변에 정혜영도 한마디 거든다. 션을 만나기 전까지 하나님에 대해, 예수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정혜영은 뭔가 남들과는 다른 션의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은 왜 다를까’ 궁금했다는 것이다.

정혜영은 “저는 연애할 때부터 남편의 찡그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남편은 늘 그 속에서 감사를 찾았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느꼈고, 놀라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런 션의 모습에서 정혜영은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됐단다. 션이 예수님을 믿는 것과 나누는 삶을 강요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했고, 정혜영이 예수님의 존재를 알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결혼은 원석을 찾아 아름다운 보석으로 세팅해 가는 과정

미혼남녀에게 충고 “세팅된 보석 말고, 원석을 찾으세요”

이쯤 듣고 보니 이 부부가 그렇게 행복한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잘 알려진 대로 결혼기념일마다 두 부부가 밥퍼를 찾아 함께 봉사하고 매일 1만원씩 365만원을 기부하는 일, 컴패션을 통해 배 아파 낳은 하음이와 하랑이 외에 100명의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 준 일 등은 모두 하나님의 충만한 사랑을 받아 누리는 이들 부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삶의 실천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삶이 주는 부작용도 있다. 아직까지 짝을 못 찾은 미혼남녀들이 션 같은 남자, 정혜영 같은 여자를 찾느라 더 힘들어 진다는 것. 이런 우려에 션은 한마디 충고를 보탠다.

“많은 사람들은 세팅된 보석을 원해요.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세팅된 보석을 배우자로 허락하진 않으시는 것 같아요. 원석을 잘 보고 만나고, 살아가면서 세팅된 보석을 만들어 가는 건 우리의 몫이라는 거죠. 하나님이 주신 원석을 봤을 때 세상의 기준으로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크리스천 청년들이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배우자 기도를 하는데, 그렇게 안했으면 좋겠어요.”

▲션과 큰딸 하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