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작성자 김기민
작성일 2006-10-31 (화) 19:06
ㆍ조회: 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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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칼을 집어 들다
 
 
그의 친척들이 그의 몸에서 탁발수도복을 벗기려고 했을 때
그는 마치 그의 부친과 흡사한 투쟁력으로 대항했던 것같이 보인다.
그들이 그 기도(企圖)를 포기한 것을 보면 그의 방어전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그는 평상시의 침착한 태도로 감금을 수락했다.
그리고 아마 그는 철학하기 위해서는 지하실이거나 감방이거나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 그는 이 괴상한 유괴의 대부분의 시간을 석상과 같은 무거운 걸음으로 거닐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여러 가지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구금되어 있는 동안 토마스를 그저 격분케 했다는 애기가 오로지 하나 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그의 일생을 통해서 전에도 후에도 없었던 것이라고 한다.
이 사건은 더욱 중요한 이유에서 그 당시의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것은 심리적으로 윤리적으로 흥미있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토마스 아퀴나스는 일생에 오직 한 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상적으로 그가 살고 있던 이성과 명상 생활의 탑의 외부에서 하나의 폭풍을 방어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의 형제들이 토마스를 갑작스런 유혹으로 놀라게 하기 위해서,
혹은 적어도 그를 어떠한 추문으로 끌어넣기 위해서
그가 있는 방에 화려하게 화장한 창부를 들여보냈을 때였다.
그때 그의 분노는 그 자신의 엄격한 윤리 기준에서가 아니더라도 타당성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 비열성이 수단의 불결성보다 더욱 비열했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기준에서라도 그가 이처럼 천한 자극에 의해서 그의 서약을 파기하리라고 상상하는 것은
신사로서의 그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을 그 형제들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배후에 훨씬 더 무서운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겸손에 대한 거대한 모든 야망은 그에게 있어서는 천상에서 오는 신의 목소리였다.
다만 이 한 가지 섬광에 의해서만 우리는 그 거대하고 둔중한 체구가 민첩하기까지 한 행동을 취했다는 것이
납득이 가는 것이다.
그는 참으로 민첩하게 움직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궁이에서 타고 있는 장작 하나를 집어 들고 그것을 마치 대검처럼 휘둘렀다.
여인은 물론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말았다.
토마스가 바란 것은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집에 불이라도 지를 듯이 불덩어리를 요술장이처럼 휘두르며 서 있는 이 광인을
그 여인은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상상해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그는 비호처럼 그 여인의 뒤를 따라가 대문을 걸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일종의 격렬한 의무적인 본능으로, 타는 불덩어리로 문에다 커다란 흑색 십자가를 새겼다.
그 다음에 그는 돌아와서 그것을 불속에 던진 다음 자기 자리에 앉았다.
그것은 장구한 학문의 자리, 철학의 자리, 명상의 신비로운 옥좌였다.
그는 다시는 그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G. K. 체스터턴, <성 토마스 아퀴나스> '2. 탈출한 수도원장' 중에서

'홍성신서'의 79번째 책으로 1984년도에 출간된 책입니다.
안개가 자욱하긴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보물이 보입니다.
다음은
조지 맥도널드라는 작가가 쓴 <북풍의 등에서>(웅진닷컴)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정말 비참한 광경이었다.
비참한 광경을 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돌리고 그냥 잊어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비참한 모습을 없애려고 했다.
이 조그만 소년은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서 불타는 칼을 움켜쥐고 악마와 싸우러 가는 천사와 같았다.
이제 다이아몬드가 싸워야 하는 악마는 비참한 광경 그 자체였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는 비참한 광경을 물리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지혜로운 군인처럼 가장 약한 고리를 가장 먼저 공격했다.

싸움에 대해서 루이스가 말한 구절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네요.

우리는 철저히 증오해야 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악, 특히 우리 자신의 악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시편 36편은 "내 마음이, 내게 악인이 품고 있는 악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각자는 자신의 마음이야말로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악의 표본이라는 사실을
자기 반성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후에 터져 나오는 5절 말씀, 하늘처럼 높은 자비와 산처럼 견고한 의를 향한 비상은 우리에게 큰 감동과 아름다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저는 바위에 바벨론의 갓난아기들을 메어치라고 말하는 시편 137편의 그 끔찍한 구절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 내면세계에 있는 갓난아기 같은 것들을 알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알코올 중독이나 뿌리 깊은 증오심으로 자랄 수도 있는,
유아기 단계의 사소한 방종들이나 사소한 원한들 말입니다.
늘 우리에게 매달려 졸라 대고 애교를 부리는 그것들은 어찌나 자그마하고 연약해 보이는지,
그것들을 거부하면 마치 동물을 학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그들은 늘 우리에게 칭얼댑니다.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최소한 이 정도는 해 주실 줄 알았어요",
"한번 생각은 해 볼 수 있잖아요"라고 말입니다.
137편에는 그런 온갖 귀여운 아이들과 맞서는(그것들의 애교는 당해 내기 어렵습니다)
최선의 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곧 "그 조그만 녀석들의 뇌를 깨부수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복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기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네 어린 것들을 바위에 메어치는 자는 복이 있으리로다
he who seizes your infants and dashes them against the rocks
시편 137:9

C. S. 루이스, <시편 사색> '12. 시편에서 두 번째 의미들' 중에서
 

그냥 장작이 아니라 불타는 장작, 그냥 칼이 아니라 불타는 칼을 잡고,
그냥 부수는 것이 아니라 적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박살내는 것이
죄악을 상대하는 태도임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여러분들의 선한 싸움에도 도움이 되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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