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하는 붓 (2008년 8,9월)

달

밤하늘에 달이 떠 있는 건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닌데, 달은 볼 때마다 새롭고 경이롭다.

찾지도 않고 있던 무엇을 찾은 것 같이 아.. 참, 하며 가만히 즐거워진다.

눈부시게 밝은 햇빛은 온 세상 구석구석을 밝혀 다 드러내지만 달빛은 신비롭고 고요하게 세상을 덮는다.

달빛은 웬만한 디테일은 너그럽게 감추면서 비추고 싶은 데만 부드러운 그림자를 만들어가며 아름다운 큰 그림을 그리는 요술 같은 빛이다.

 그래서 달을 보며 조금 슬퍼질 수는 있어도  나쁜 생각을 할 수는 없을거다.

풍만한 보름달부터 손톱 같은 초생 달까지 그 모습은 항상 변하지만, 느낌은 언제나 같은 너그러움이고 따뜻함이다. 

달을 그리는 것은 잘못하면 상투적이고 진부한 이미지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나는  이런 달을 자꾸 그리게 된다.  하늘에 달을 그려놓고 나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달만큼 너그럽고 조용하고 평화롭게, 달 같이만 살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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