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일기
작성자 송승호
작성일 2014-11-04 (화) 11:57
ㆍ조회: 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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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앙윈(李祥云) 전도사님께_<잃어버린 세월>을 만들고 나서

리시앙윈(李祥云) 전도사님께.



안녕하세요.

전도사님의 고향 허쩌(荷澤)에도 가을이 깊어가겠지요.

《어머니의 노래》, 3년 전에 나온 이 책의 깊은 감동의 여운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이유진 권사님께서 이번에 또 다른 이야기를 책으로 내셨습니다. 격랑의 역사, 그 소용돌이를 헤쳐 온 네 자매 이야기죠. 저자께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노래》와 시리즈 같은 작품이 되었다”고 하셨는데, 아닌 게 아니라 묘하게도 대비되는 점들이 눈에 띕니다.

네 자매 중 첫째 분이 전도사님과 비슷한 연배이신데, 이분은 가족과 만주로 가서 살다가 혼자 남겨진 채 70여 년을 그곳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전도사님도 한국에 오셔서 40년 남짓한 세월을 이방인으로 사셨지요. 한국에서 중국 의사 면허로는 의료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어 얼마나 좌절과 실망이 컸을까요…. 의지와 소망을 거세당한 채 겪은 아픔과 그 아픔을 믿음으로 승화해간 과정은 제겐 형언할 수 없는 ‘그 무엇’으로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혈육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어둔 채 백발의 할머니가 된 그분은 조카와 손자들의 도움으로 한국 국적을 되찾았고, 어렸을 때 심긴 믿음의 씨앗이 결실을 맺어 구원의 은총을 입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계십니다..

언니와 떨어져 한국에 돌아온 세 자매들은 기구한 삶을 살았습니다. 가난과 모진 시집살이와 치열하게 싸워야 했지요. 때로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넘으며…. 하나님의 신묘막측한 섭리와 역사하심이 이분들께 임하셔서 변화된 삶을 살게 된 과정은 ‘극적’이라는 말조차 속물스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분들의 어머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네요. 고슬고슬하고 따뜻한 밥 한 그릇 마주할 때의 그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과 내음―이분의 이미지를 감히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모든 것을 감싸며 인내하신 어머니의 반듯하고 정갈한 삶과 일상을 지탱해준 말씀과 믿음을 다시금 새겨보게 됩니다.

전도사님은 어머니 묘비 앞에 설 때마다 ‘어디선가 어머니가 부르던 노래가 처연하게 들려오는 듯했다’고 하셨지요. 이분이 부르시던 노래가 궁금해집니다. 삶 자체가 살아 있는 기도였던 어머니들의 마음과 애쓰심을, 저희는 결코 다 헤아릴 수 없지요. 그 기도와 노래가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시공을 넘나드는 이야기와 함께 전도사님을 다시 떠올리게 되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리시앙윈(1917-2005): 중국인 의사. 1946년 한국에 와서 남편을 도와 환우들을 돌보는 데 힘썼고, 1971년 남편과 사별한 후 수원신학교를 수료하고 여러 화교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며 화교들의 복음화에 헌신했다. 《어머니의 노래》 주인공. 송승호(홍성사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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