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쿰회보> 이야기 하는 붓_김원숙

oil on canvas 2008

Rain Dance

몸이 변한다. 몸이 무거워진다. 이 변하는 속도를 조금 이라도 늦추려면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 건 기본인데, 나는 그 둘 다 거의 실행 불가능수준이다.

전에는 내 몸이 나를 싣고 온갖 데를 맘대로 날아다니는 충복이었지만, 조금 있으면 내가 지고 다녀야 하는 무거운 짐이 될 것이고 그 후엔 몸은 나를 가두는 감옥이 될 것이다. 이 아찔한 삶의 곡선을 좀 느슨하게 해보느라 열심히 운동을 다닌다.

혼자 하는 운동은 게으른 나로선 엄두도 못 낼 일. 그러나 돈 내놓고 시간이 짜진 클라스에서 뛰다보면 한 시간이 금방 간다. 그 루틴중에 몸무게를 한 다리에 두고 움직이는 운동이 있는데, 매번 나는 흔들거리고 자빠질 뻔 하면서 균형을 잃고 다시서고를 반복했다. 앞에서 지도하는 선생이 "시선집중!"을 외치며 한군데만 바라보라고 소리를 지른다. "Fix Your Eyes!"

아, 그러면 되는구나. 벽면에 누가 껌 붙여 둔 자국 같은 얼룩이 있어서 얼른 거기에 시선집중을 하니까 한 다리를 들고 서서도 온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 이였다.

시선집중. 한곳만 바라보며 가면 휘청거리지도 넘어지지도 않는다. 땅이냐 하늘이냐를 두고 씨름을 벌리는 일상의 싸움터에서도 여기저기 한눈팔며 분주해 하지 말고, 나의 갈 곳만 바라보고 있으면 승부는 이미 결정이 난 것이란 말인가보다.

비가오고 물결이 일어도 하늘을 보며 춤을 추는 여자처럼.